학교 구성원인 교원·행정공무원·공무직 간 업무문제로 발생하는 갈등을 줄이기 위해 지역별로 업무분장 관련 협의기구를 꾸리고, 여기서 업무총량 경감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학교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직군별 노조 차원의 연대 필요성도 제기됐다.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학교 내 직종 간 업무분장 표준화와 제도적 기구 설치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실태조사를 통해 학교 내 갈등의 실체를 확인하고 해소방안을 찾는 자리로 꾸며졌다. 첫 발제를 맡은 홍섭근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연구위원은 교원·일반행정직·공무직 263명을 대상으로 학교업무 배분에 대한 의견을 듣는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교사집단이 주로 실태조사에 응해 교원 중심으로 상황을 진단했다.

조사결과 교사들은 ‘업무에서 보람을 느끼지 못한다(58.3%)’ ‘직종 간 업무 갈등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74.8%)’ ‘내 업무가 아닌 일들을 해야 할 때가 있다(76.4%)’와 같이 학교 업무와 관련해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인식을 있었다.

이종수 한양대 겸임교수(경영학부)는 정보공개를 통해 49개 초·중·고교의 종사자 현황과 업무분장 상황을 분석해 발표했다. 학급수가 10개 증가할 때 교직원수는 학교별로 14~20명 증가하지만, 일반행정직과 공무직은 정체하거나 증원이 소수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직과 공무직의 업무는 늘어나고, 이렇게 늘어난 업무 중 일부는 교원이 지게 되면서 업무분담을 두고 학교 갈등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 교수는 “업무분장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교장·교감의 관리능력 부족, 권위적 조직문화 등을 지적할 수 있겠지만 업무갈등의 가장 근본적 원인은 인원부족과 업무과다에 기인한다”고 진단했다.

김기우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은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지역별 업무분장 관련 협의기구를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업무분장을 하려면 각 직종의 협력과 연대가 바탕이 돼야 하고, 이를 끌어내기 위해 협의기구가 필요하다”며 “각 학교에서 고통스러운 업무로 판단되는 일은 가칭 ‘학교 업무 지원센터’를 설치해 일괄 처리하도록 해 학교 내 업무 총량을 경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토론 순서에서는 직군별 노조가 연대를 통해 갈등해소 방안을 찾자는 제안도 나왔다. 박정호 학교비정규직노조 정책실장은 “학교갈등 문제해결을 위한 주체는 학교 구성원이기에 노조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갈등 해소와 교육정책 개선을 위한 정책개발, 공론화, 내부 토론회 등 다양한 사업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회는 교사노조연맹이 직종 간 업무를 둘러싼 갈등을 해결할 방안을 찾기 위해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에 의뢰해 준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