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중앙연구원 보고서 … “일·생활 불균형 직면, 소규모 지역사회 돌봄 필요”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여성노동자의 돌봄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자녀돌봄으로 인한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은 여성의 노동시장 이탈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자녀돌봄에 따른 불이익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의 ‘코로나19로 인한 돌봄공백과 여성노동위기 대응과제’ 보고서를 1일 발표했다.
코로나19에도 ‘독박 돌봄’
연구원은 자녀를 둔 한국노총 남녀조합원 556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노동환경과 돌봄실태를 설문조사했다. 응답자 68.6%가 “낮 동안 자녀를 돌봐 줄 사람이 없어 자녀돌봄이 문제가 된다”고 답했다. 남성은 코로나19 이후 주당 노동시간이 2.2시간 감소하고, 자녀돌봄시간은 1.8시간 증가했다. 반면 여성은 노동시간이 1.6시간 줄었는데 돌봄시간은 6.7시간이나 늘었다. 장진희 연구위원은 “여성노동자가 개인시간과 여가시간을 돌봄노동에 할애하면서 일·생활 불균형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여성노동자 85%는 코로나19가 일·생활의 불균형을 초래했다고 인식했다. 코로나19가 지속될 경우 여성 21.6%는 현재의 일자리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일자리를 유지하지 못하는 이유로 여성은 “돌봄 등 일·가정 양립이 어려워서”를 주된 원인으로 들었다. “회사 경영이 악화해서”를 주된 원인으로 꼽은 남성과 큰 차이를 보였다. ‘자녀돌봄 문제로 이직 또는 퇴사를 고려해 본 경험’을 물었을 때 여성 24.5%는 “이직을 고려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49.0%는 “퇴사를 고려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여성노동자 52%
가족돌봄으로 직장내 불이익 경험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돌봄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가족돌봄제도 활용을 권고하고 있다. 최대 20일까지 사용할 수 있는 가족돌봄휴가가 대표적인 제도다. 하지만 가족돌봄휴가 사용률은 17.2%에 그쳤다. 남성은 12.9%, 여성은 20.9%가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용기간은 남성은 평균 3.7일, 여성은 6.5일로 차이가 있었다. 사용일수가 법적으로 보장된 일수에 미치지 못하는 이유로는 “직장 상사와 동료 등 직장내 눈치”(43.2%) “가족돌봄으로 인한 직장 내 불이익”(22.8%) “소득감소로 인한 경제적 부담”(19.3%)이 꼽혔다.
문제는 가족돌봄제도 사용이 직장내 불이익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은 가족돌봄제도 사용으로 인한 불이익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불이익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응답자 52%는 가족돌봄으로 인해 직장내 불이익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63.9%는 가족돌봄제도 사용에 따른 불이익을 우려했다.
장진희 연구위원은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으로 인한 돌봄공백 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돌봄의 사회화 방안이 요구된다”며 “현행 대규모 시설 중심의 돌봄 제공 방식을 소규모 지역사회 기반으로 전환해 감염병이 유행하더라도 지속적인 돌봄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연구위원은 국공립 돌봄기관을 확충하고 돌봄노동자 지위를 격상하는 한편 여성이 아닌 사회구성원 전체가 돌봄의 주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가족돌봄제도 활용 후 업무복직과 성과평가에 관한 사항을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근로자참여법)상 협의 의무사항으로 규정할 것을 제안했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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