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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가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의 해법 중 하나로 상생협약 체결, 대기업의 공동근로복지기금 조성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지난달 대기업(원청)·자치단체가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등을 위해 상생협약을 체결하고 공동근로복지기금 출연을 확대하면 지원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공동근로복지기금 지원사원 운영규정’을 개정한 데 이어 권기섭 노동부 차관이 7일 오전 공동근로복지기금 조성·운영 사업장인 SK이노베이션을 찾았다.

노조법 2·3조 개정 반대하며 “자율 상생”

SK이노베이션은 2017년 노동자의 기본급 1%를 모은 ‘1% 행복나눔기금’을 조성해 협력사 직원 복지와 사회공헌사업을 수행해 왔다. 2019년에는 노사합의로 공동근로복지기금을 출연해 기금을 운영하고 있다. 해당 기금들은 협력사 노동자 명절 상여금, 단체 해상보험 가입, 온누리상품권 지급 등에 활용되고 있다.

권 차관은 SK이노베이션 원·하청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반대 의사를 밝히고, ‘원·하청의 자율적인 상생과 연대’를 강조했다. 그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와 노동시장 약자 보호는 노조법 몇 개 조항을 바꿔서 해결할 수 없고, 원·하청의 자율적인 상생과 연대를 기초로 정부의 지원이 더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생협약 체결시 공동근로복지기금 지원 확대

상생협약과 공동근로복지기금 활용 강화 의지는 지난달 개정 시행된 ‘공동근로복지기금 지원사원 운영규정’에도 드러난다. 노동부는 대기업(원청)·자치단체가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을 위해 상생협약을 체결하고 공동근로복지기금에 출연을 확대하면 상생협약 체결로부터 3년 동안 최대 20억원을 지원하기로 운영규정을 변경했다. 과거에는 기금 설립한 날부터 3년 동안 최대 10억원을 지원했다. 지원 한도와 지원 기간을 늘린 것이다. 지방관서가 지원금 점검요청을 할 수 있는 절차를 명시했다. 목적 외 지원금 사용이 적발되면 반환하고, 3년간 지원 금지 조항도 신설됐다.

정부가 공동근로복지기금 확대에 나선 것은 바람직하지만, 원청의 시혜적인 태도에 기대야 하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포스코 원·하청사는 상생을 위해 공동근로복지기금을 출연했다고 홍보했지만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제기한 하청노동자 1천700여명에게 자녀 장학금과 100만원 상당의 복지포인트를 지급하지 않아 그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노동부 여수지청과 포항지청이 각각 근로복지법 93조1항 위반으로 광양제철소·포항제철소 협력사 공동근로복지기금법인에 과태료를 부과했지만 두 법인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양동운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법률국장은 “원·하청 차별해소 방안 중 하나로 본다”면서도 “공동근로복지기금이 지급을 차별하면 노동자 탄압수단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3차 하청에 적용 안 돼,
“근본 해법 아냐” 지적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결을 위한 근본 해법도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황선자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부원장은 “정부가 정말 원·하청 격차를 해소하려면 (도급액과 같은) 단가 정상화, 하청의 교섭권 강화 등 원·하청 구조 마련 같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연구원은 “노조에서 (공동근로복지기금 조성하는) 사례를 만들려고 해도 굉장히 드물다”며 “이중구조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적인 정책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1차 협력사에게만 적용되는 점도 한계다. 근로복지기본법 62조1항6호는 기금법인은 그 수익금으로 직접 도급받는 업체의 소속 노동자나 해당 사업의 파견노동자 복리후생 증진에만 사용할 수 있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www.labortoday.co.kr)

“상생협약 체결, 기금 조성시 지원 확대” … “복지기금 차별 우려, 본질적 해법 안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