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 대한 전략적 대응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남근·민병덕·손명수 의원이 주최하고 산업정책연구원·서울과학종합대학원이 주관한 ‘노사관계 증진 ESG 국회 토론회’가 지난 2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산업정책연구원·서울과학종합대학원은 그동안 노사 공동 ESG경영자 과정을 5기까지 배출했다. 6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노사관계 증진과 HR 관점에서 ESG 실천방향을 논의하고자 토론회를 마련했다.

사내·국가 ESG위원회 구축·참여 필요

강충호 아주대 교수(융합ESG학)는 ‘노사관계 증진을 위한 ESG’ 주제발표에서 “새로운 노조운동 노선으로서의 ESG에 대한 전략적 개입이 필요하다”며 “ESG에 대한 노조 차원의 실천적인 노력과 깊이 있는 고민을 통해 향후 더욱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대응 전략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조의 네 가지 ESG 대응전략을 제시했다. 기업의 갑질이나 부정에 대한 노조가 책임 있는 비판을 하고, 노조 내 비리행위에 대한 자정노력을 하는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노조의 사회적 책임(USR) 이행이다. 강 교수는 “전환시대에 노조의 역할과 책임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사회적 변혁 주체자로서 위상이 무너진다”며 기후위기와 정의로운 전환에 대한 노조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많은 기업들이 ESG 전략 수립 또는 감독조직으로서 사내 ESG위원회를 설립하고 있는 만큼 노조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급망 실사 대비 협력사 ESG 이행 지원 등 노사공동 ESG위원회 운영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국가·정부 차원에서 전 국민적인 ESG 추진 조직을 구축하고 노동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 참여가 필수적인 전제조건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SG 의사결정 과정, 노조가 관여해야”

김영기 산업정책연구원장은 ‘노사협력과 HR을 위한 ESG’ 주제발표에서 “성공적인 ESG 경영을 위해 노조의 참여는 필수”라며 “ESG 목표 설정 과정에서 노동자의 목소리를 대변, 노동자들이 직접 경험하는 작업환경 개선과 지속가능한 경영방식을 촉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의 참여는 단순한 형식적인 참여를 넘어 실제로 의사결정 과정에 깊이 관여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노조가 ESG 목표설정, 실행, 모니터링, 피드백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SG 실천에서 노사 역할을 두고 토론석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황선자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부원장은 “ESG 경영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체질 변화와 ESG 내재화가 필요하다”며 “일터혁신 사업의 일환으로 중소기업 ESG 경영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홍지욱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기업의 자발성에 기반한 ESG 흐름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오히려 ESG에 포함한 과제들이 기업 경영에서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노동·시민 연대로 자본에 대한 견제가 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문호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노사공동 선언이나 ESG위원회 참여 등 목표설정에 대한 노조 참여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통한 성공사례를 발굴·공유하고, 노사가 함께 교육한다면 ESG 경영을 더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변호사(서울공감)는 “ESG위원회에 노조가 참여하는 등 노조도 알아야 도울 수 있다”며 “최소한의 정보 비대칭 문제 해결을 위해 입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현식 산업정책연구원 ESG최고위과정 부주임교수는 “전략적 측면에서 노조가 ESG 활동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을 많이 고민했으면 한다”며 “노조의 ESG 활동을 통해 성과가 있다면 ESG 활동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호동 디지털노동문화복지센터 이사장 사회로 진행한 이날 토론회에는 조동성 산업정책연구원 이사장, 문휘창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 김남근 의원, 조준호 ESG코리아 이사장, 박승흡 매일노동뉴스 회장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