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코로나19가 현장에 미친 영향’ 보고서 … 하위직군 노동자 감염병 피해 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이 불러 올 고용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유급병가와 상병수당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본격화하고 있다. 노조가 조직된 사업장 노동자가 고용불안·임금저하 충격을 덜 받았다는 실태조사도 나왔다.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이 10일 내놓은 ‘코로나19가 현장에 미친 영향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연합(EU)과 영국 등은 사회적 약자에게 코로나19 발병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코로나19를 직업병으로 규정하고 유급병가·상병수당을 확대·강화하고 있다.

 

EU집행위원회는 회원국에 코로나19를 직업병으로 인정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영국은 코로나19 사망자를 직업별로 분류해 통계를 내는 등 관리하고 있다. 이를테면 영국 10만명당 사망자는 단순 노무종사자의 경우 66.3명, 기계조작 및 조립 종사자는 52.8명이지만 전문직은 17.6명에 그친다.

 

유럽노조총연맹(ETUC)은 지난 달 “코로나19는 공중보건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직업안전보건의 문제”라는 입장문을 내고 각국에 후속대응을 주문했다. 해외사례를 연구한 윤효원 아시아노사관계 컨설턴트는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죽음이 노동시장 밑바닥에 자리한 직업군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하고 있음이 해외사례에서도 엿보인다”며 “노동시장의 안정과 고용관계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상병수당·유급병가를 도입하고, 해당 혜택을 비정규직 등 취약계층 노동자들이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노총 조합원이 겪은 코로나19 고용충격 수준을 살펴보기 위해 조합원 918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도 보고서에 담겼다. 일방적인 무급휴직과 무급휴업을 경험한 비율은 12.7%, 월평균 임금이 10~30% 감소했다는 답변이 33.9%로 나왔다. 이 같은 피해는 전체 노동자 평균보다는 다소 완화한 수치다. 김기우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연구위원이 사업체노동력조사와 통계청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를 분석했더니 코로나19로 일방적 노동시간 감축이나 변경을 경험한 경우는 전체 노동자의 22.6% 수준이다. 김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정부와 노조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노동 현장의 첫 번째 과제가 고용유지임을 계속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노조는 고용정책 강화와 유급병가·상병수당 도입을 위한 제도개선 활동에 주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보고서는 윤효원·김기우 두 연구자와 이상아 한국자활복지개발원 선임연구원이 함께 작성했다.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은 11일 오후 한국노총에서 토론회를 열어 결과를 발표한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