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일자리로 알려진 금융권에서 일하는 노동자 10명 중 7명이 노후가 불안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노총 중앙연구원과 금융노조는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금융권 임금피크제도 현황과 정년연장 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디지털금융 확대에 따른 점포축소, 금융권 노동현실을 진단하고 노후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정책대안을 모색했다. 중앙연구원과 노무법인 화평, 권혜인 동덕여대 교수(경영학)가 함께 연구했다.

연구진은 지방·시중·국책은행에서 일하는 노조 조합원 36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응답자 73.1%가 노후를 불안하게 인식했다. 노후불안을 느끼는 이유는 소득 단절과 감소 때문이다. 은행권 정년은 금융산업 산별교섭에 따라 60세로 정해져 있지만 적용되는 경우는 드물다. 한 시중은행 노동자들은 실질 퇴직연령이 45~50세라고 답했다. 금융권 노동자는 대개 임금피크제 대상에 포함되기 전인 56~57세에 명예퇴직을 한다. 임금피크직으로 전환되면 명예퇴직금을 받지 못하고, 보직 강등 등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임금피크제 적용기간에 받는 임금은 평균 50%가량 삭감된다.

정혜윤 중앙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노동자들이 금융정보에 밝고 상대적으로 임금이 높은 편이라 노후를 잘 준비할 것으로 여기기 쉬우나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 등 기타 고정적 노후소득 액수 및 수령 기간을 조사한 결과 전체 금융노동자 22.8%가 국민연금·퇴직연금을 제외하고는 노후를 대비한 고정적 소득원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임금피크제가 금융노동자들의 조기퇴직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종수 공인노무사(노무법인 화평)는 “금융권에서 조기퇴직의 원인이 되는 임금피크제는 고령자 연령차별에 해당한다”며 “60세 정년 보장을 중요 원칙으로 세우되 기존 임금수준이 저하되지 않도록 하고, 60세 이후 재고용·고용연장 방식으로 희망퇴직제와 임금피크제를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권혜원 교수는 “지방은행·시중은행은 임금피크제가 조기퇴직을 유도해 장기고용을 저하하고 있고, 국책은행은 임금피크제 노동력을 활용하지 못해 고령 노동능력을 활용한 고용 기간 연장과 생산성 향상을 꾀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로 전환하고 60세 정년 후 재고용 제도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