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화와 탄소중립, 코로나19 위기가 촉발한 사회 변화 속에 사회구성원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서는 양질의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형성해 나가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양질의 일자리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조가 지역차원에서 사회적 대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주문이다. 한국노총은 노동 중심의 정의로운 지역사회를 만드는 데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한국노총 지역사업 관계자와 간담회
한국노총은 19일 오후 충북 청주 세종시티오송호텔에서 ‘지역 사회적 대화 활성화 및 중앙-지역 협력 구축’을 주제로 정책간담회를 개최했다. 한국노총 지역본부·지부, 지역노사민정협의회 관계자 70여명이 모였다. 20일까지 머리를 맞대고 간담회를 이어 간다.
이번 행사는 지역단위 사회적 대화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의 공약이기도 하다. 이준희 한국노총 지역본부협의회장은 인사말에서 지역 노조사업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산업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용의 변동과 위기를 노사는 물론 지역사회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그 고민과 의제를 발 빠르게 생산해야 한다”며 “다양한 현안에 대한 적극적 개입은 물론 정책의제를 만들기 위한 학습과 전략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첫 발제를 맡은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4차 산업혁명과 탄소중립, 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며 맞이하는 복합대전환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사회적 대화가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경제적·사회적 조건이 급변하는 전환의 압력·타격을 고스란히 받는 영역은 일자리일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노조가 양질의 일자리를 형성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새로운 일자리 여건과 일자리 모델을 구축·구현하는 과제를 사회적 대화로 풀자는 의미다.
박현미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복합대전환이 초래하는 일자리 질서 위협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중앙과 전국 수준에서 타협이 중요할 수 있겠지만 한국에서 거시적 사회적 대타협은 제대로 실현된 적이 없고 앞으로도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보수정부 아래서 더욱더 지역차원의 사회적 대화 활성화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노총 지역 개입 전략 부족” “노동중심 정의로운 지역사회 건설사업 준비”
지역단위 사회적 대화창구인 노사민정협의회는 지난해 말 기준 광역지자체 17개, 기초자치단체 147개 등 모두 164곳에 설치돼 있다. 대부분 협의회에 한국노총이 노동자대표로 참여하고 있다.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지역고용노동 거버넌스 구축, 지방의회 개입전략 등 한국노총의 지역정치 참여 실태와 활성화 방안을 꾸준히 모색하고 있다. 지방의원을 배출했지만 지원이 부족하다거나, 시민·사회단체와 연대가 부족해 친노동 정책을 펴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박현미 중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발표에서 “한국노총은 중앙에 지역 명칭을 담은 전담기구를 신설하고 인력을 배치함으로써 지역조직들이 지역사회 개입 전략을 추진하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고용·직업훈련·일자리 창출·임금문제 등에 대한 노조의 개입력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노총은 지역 사업을 강화한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정문주 정책1본부장은 “지속가능한 균형발전과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 지역사회가 일과 삶의 공동체로 나아가기 위한 비전을 제시하겠다”며 “한국노총 지역 노조활동 목표를 ‘노동중심 정의로운 지역사회 건설’로 잡아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한국노총이 지역단위 사회적 대화를 주제로 정책간담회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간담회 참가자 요청에 따라 추가 사업을 준비하기로 했다. 이들은 지역노사민정협의회 활동사례를 공유한 뒤 20일 사회적 대화 활성화를 위한 제언과 결의문을 채택한다.
한편 김동명 위원장은 “사회적 대화와 타협의 산물인 현재의 임금체계와 주 52시간 체제에 대한 정부의 공격은 윤석열 정부에서 시작도 하지 않은 사회적 대화의 진정성까지 의심케 하고 있다”며 “한국노총은 경제위기 상황에서 노동자·서민의 생존권과 노동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정부의 독주에 맞선 분연한 투쟁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 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