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초유의  조직화 실험 ‘포항철강노조’

포항의 여름이 뜨겁습니다. 연일 최고기온을 경신하는 폭염 때문만은 아닙니다. 삼성과 더불어 무노조 방침을 고수해 온 대표기업, 포스코에 노조깃발을 꽂으려는 노동계의 조직경쟁이 후끈 달아올랐습니다.

한국노총은 포스코를 집중조직화 사업장으로 선정하고, 한국노총 포항지역지부·금속노련과 함께 포항철강노조를 띄운 상태입니다. 6월 초 노조설립신고를 마친 포항철강노조는 매주 두 차례 포스코 포항제철소 정문과 통근버스 주차장 등에서 출근선전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반 노동자들에게 노조 가입을 독려하기 위해서입니다.

포항철강노조 조합원 대부분은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입니다. 이들이 거리로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포스코 정규직 절반 수준의 처우를 받으며 위험공정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를 개선하려면 개별 하청업체가 아닌 포스코 사측과 직접 협상해야 합니다.”

이창언 포항철강노조 위원장의 말입니다. 뿔뿔이 흩어져 활동하던 단위 사업장 노조들이 철강노조라는 우산 아래서 단일한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 이유입니다. 

이번 주 노동N이슈는 ‘무노조 포스코’에 맞서 ‘한판 승부’를 준비하고 있는 포항철강노조 조직화 현장을 스케치합니다. 

우리가 포항철강노조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충분합니다. 한국노총은 올해 ‘조합원 200만명 달성’ 목표를 설정하고 ‘200만 조직화사업 추진단’을 발족하는 등 조직 확대사업에 불을 댕긴 상태입니다. 그 중 핵심이 바로 포항철강노조 설립을 통한 포스코 조직화입니다. 

누구나 쉽게 가입할 수 있는 일반노조를 만들어 인력과 예산을 투입하는 대형 프로젝트입니다. 산별노조 전환 비율이 낮고, 연맹체 조직이 다수를 점하는 한국노총이 초유의 실험을 시작한 것이죠. 

한국노총은 ‘가보지 않은 길’에 어떤 궤적을 남기게 될까요. 인내심을 갖고 함께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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