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컴퓨터  백신 프로그램 V3와 함께 이제는 정치인으로 변한 벤처신화의 상징 안철수 의원이 창업한 회사로 더 유명한 보안 소프트웨어업체 안랩에 노동조합이 설립됐습니다. 1995년 창사 이래 처음입니다.

- 안랩노조(위원장 백승화)는 이달 1일 고용노동부에 노동조합 설립신고를 한 뒤 한국노총에 가입한 상태입니다. 정식으로 노조가 만들어진 지 보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전체 직원 1천여명 중 250여명이 조합원으로 가입했습니다.

- 노조 결성의 일등공신은 회사측입니다. 최근 회사가 보안서비스 관련 사업부를 분사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해당 직원들의 의견을 전혀 수렴하지 않은 것이 노조 결성을 촉발했습니다.

- 노조 설립은 전광석화처럼 이뤄졌습니다. 추석 연휴가 끝난 다음날인 지난달 27일 6명의 직원이 모처에 모였습니다. 노조 결성을 위한 첫 회합이었습니다. 그로부터 이틀 뒤 노조 설립총회가 진행됐습니다. 다시 이틀 뒤인 이달 1일에는 노동조합 설립신고가 이뤄졌다. 이 모든 일이 회사가 분사방침을 내놓은 지 불과 17일 만에 벌어졌습니다.

- ‘노조 효과’는 확실했습니다. 회사는 노조 설립 일주일 만인 이달 8일 전격적으로 분사방침 철회 결정을 내놓았습니다. 회사가 갑자기 입장을 바꾼 이유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다만 노조 설립 이후 세간의 관심이 창업주에게 쏠리자, 회사가 총대를 메고 봉합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갈등의 불씨가 완전히 꺼졌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노조가 예의 주시할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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