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연구원] 주간 <노동N이슈> 제24호 / '옥시' 정리해고 1년의 기록

-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으로 일터에서 쫓겨난 노동자들이 1년 넘게 복직을 외치며 투쟁하고 있습니다. RB코리아(옛 옥시레킷벤키저) 익산공장에서 옥시크린이나 물먹는하마 같은 주력제품을 생산해온 노동자들입니다. 한때는 250명에 달했던 익산공장 직원은 수차례 진행된 희망퇴직과 정리해고로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 해고자들은 갈 곳이 없습니다. 회사측은 익산공장을 자산양수방식으로 팔아치웠습니다. 자산양수방식이 일반적인 기업 인수합병(M&A)와 다른 점은 고용승계 의무가 없고 인수기업이 우량자산과 부채만을 떠안는다는 점입니다. 주로 기업을 정리하고자할 때 선호하는 방식입니다. 지방노동위원회에 이어 중앙노동위원회가 RB코리아의 정리해고는 부당하다고 판정했지만 그뿐입니다. 복직명령서는 그저 종잇조각에 불과합니다. 

- 직원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밀린 임금을 지급하라는 판정내용을 비웃기라도 하듯, 회사는 ‘이행강제금’을 내면서 시간을 끌고 있는 중입니다. 사측은 기꺼이 법원까지 가겠다는 입장입니다. 노동자들의 일상은 하루아침에 만신창이가 됐습니다. 돌아갈 사업장이 없는 상황이다 보니 낙관적인 미래를 그리기가 어렵습니다.

- 해고노동자들을 더욱 낙담하게 만드는 건 주무부처의 형식적인 대응입니다. 고용노동부는 이제껏 실효성 있는 구제 노력을 하지 않았습니다. 적극적 중재 노력도 없었습니다. 정부 당국은 ‘쌍용자동차의 비극’을 벌써 잊은 걸까요? 이번 주 <노동N이슈>는 RB코리아 해고노동자들의 사연에 귀를 기울여보겠습니다. 함께 들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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