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련이 제조업 노동자의 노동조건을 지키고, 저녁이 있는 삶을 만들기 위해 시급제·일급제를 월급제로 전환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연맹과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교대제 사업장의 임금지급방식 개편 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주 52시간(연장노동 12시간 포함) 상한제 도입으로 시급제를 적용한 연맹 산하 사업장에서 임금감소 문제가 불거지자 대안을 찾기 위해 연구 의뢰한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다. 연맹 산하 교대제를 시행하는 73개 사업장의 상황을 조사하고 월급제 전환 가능성을 살펴봤다.

조사 결과 교대제 사업장의 실노동시간은 하루 평균 9.1시간, 주 평균 47시간으로 나타났다. 교대제 편성은 노조 또는 노사협의회와 기업이 협의해 결정하는 비율이 67.2%였지만, 전적으로 회사가 결정한다는 응답도 12.1%로 조사됐다.

응답 사업장의 61.6%가 시급제로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들 사업장의 정규직 평균 시급은 1만3천494원, 비정규직 평균은 9천392원으로 조사됐다. 올해 최저임금(9천160원)을 조금 상회하는 수준이다. 적정 임금을 받으려면 연장노동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연구에 참여한 오민규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은 “제조업에 만연한 시급제 임금지급 방식은 노동시간과 임금수준을 직접 연결시켜 노동자들이 생활임금을 얻기 위해 장시간 노동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원인이 된다”며 “안정적인 생활임금 확보와 노동자 건강권 확보를 위해 월급제를 비롯한 대안적 임금지급 방식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맹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월급제로 임금지급 방식을 전환하고, 교대제를 월급제 친화적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주간연속 2교대제나 4조3교대 처럼 연장노동이 거의 불가능한 형태로 교대제를 개편하면 월급제가 자연스럽게 정착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하기로 했다. 김영미 연맹 정책기획본부장은 “안정적인 소득을 위해 임금지불 방식의 변화가 필요한데도 이를 교섭 쟁점으로 선정하거나, 임금지급 방식 전환을 요구하는 행동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어서 연맹 차원의 지침이 필요해 보인다”며 “교대제 개편 등 월급제 전환에 활용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해 지침을 시달하는 과정은 추가적인 연구와 연맹 TFT 구성 등을 통해 구체화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고 답했다.